겁에 질린 부자가 살려달라 빌며 내놓은 것 — 대지(The Good Earth) 줄거리 4화

며칠째 도시에는 이상한 공기가 흘렀습니다. 군인들 얘기, 폭동 얘기, 곧 무슨 일이 벌어질 거라는 수상한 소문. 그리고 그날 밤, 정말로 모든 게 터졌습니다. 평생 땅만 갈던 한 남자가, 살아남기 위해 부잣집 대문 안으로 휩쓸려 들어가게 된 그 밤의 이야기입니다.

마침내 터진 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도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적군이 성문을 부수고 들어왔다는 소식이 퍼지자, 거리거리마다 사람들의 함성이 들끓어 올랐습니다. 굶주리고 짓밟혀 살던 이들에게는, 지금이 평생 단 한 번뿐일지도 모르는 기회였습니다. 곧 누군가 외쳤습니다. “부잣집 대문이 열렸다!”

군중에 휩쓸려 들어간 대문 안

대지 4화 이미지 1

왕룽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군중에 떠밀려 부잣집 안으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자기 발로 걸어 들어간 것도 아니었습니다. 사람들 틈에 끼인 채 발이 땅에 닿는지도 모르게 휩쓸려 들어간 것입니다. 안채까지 들어가 보니,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두 비밀 통로로 미리 도망친 뒤였습니다.

사람들은 옷장이며 보석함이며 손에 닿는 모든 것을 서로 빼앗듯 움켜쥐었습니다. 하지만 왕룽은 평생 남의 것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그 와중에도 아무것도 손대지 못한 채 군중 가장자리로 떠밀려 갔습니다.

살려달라 비는 남자, 그리고 그가 내놓은 것

대지 4화 이미지 2

군중에서 벗어나 안쪽 깊숙한 방까지 들어간 왕룽은, 거기서 미처 도망치지 못한 한 사내와 마주칩니다. 술에 취해 잠들었거나, 너무 살이 쪄서 빨리 움직이지 못했던 듯한 뚱뚱한 남자였습니다. 그는 왕룽을 보자마자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빌었습니다. “목숨만은 살려주시오. 돈을 드리겠소, 얼마든지.”

평소라면 소도 죽이지 못할 만큼 마음이 약한 왕룽이었지만, 그 순간 자신도 모르는 거친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돈을 내놓아라!” 두려움에 떨던 남자는 비단옷 속에서 금을 꺼내 건넸고, 왕룽은 한 번 더 외쳤습니다. “더 내놓아라!” 더는 가진 게 없다며 울먹이는 남자를 보자, 왕룽은 갑자기 그가 견딜 수 없이 혐오스러워졌습니다. “꺼져라, 더 보기 전에.” 남자는 짐승처럼 도망쳤고, 왕룽은 금을 품에 안은 채 그 방에 홀로 남았습니다.

금을 품고 돌아온 밤

그는 아직 남자의 체온이 남아 따뜻한 금을 가슴에 품고, 뒷골목을 가로질러 거적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뿐이었습니다. “내일이면, 우리는 땅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그 밤 또 다른 손이 움직이고 있었다

다행히 가족 모두 무사했습니다. 그런데 그 혼란 속에서, 왕룽이 부잣집 대문으로 떠밀려 들어가던 그 순간, 누군가 슬쩍 그의 곁을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그는 한참 뒤에야 알게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고향으로 돌아간 왕룽이 진짜 지주가 되어가는 이야기, 그리고 그날 밤 사라졌던 손이 무엇을 쥐고 돌아왔는지를 함께 풀어드리겠습니다.